제목 | 잡생각-무엇이 개발자를 즐겁게 하는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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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포럼운영자 | 작성시각 | 2009/06/19 14:53: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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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프로그래밍의 즐거움이 머리끝까지 가득차서 찰랑거릴때가 있었다. 나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세상 . 내 손가락 끝만 움직이면 모든것이 변했다. 죽은 코드가 살아있는 프로그램이 되고, 웹에 올려지면 전세계에 내 창조물이 알려진다는 사실에 흥분했다. 나는 신이었다. 내가만든것을 누군가가 유용하게 쓴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보람있었다. 뭔가를 하나하나 ..더 나은것을 알아간다는것은 발전하는기쁨을 주었고, 하나의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것은 창조해 내는 기쁨을 주었다. 더 나은것을 더 나은 방법으로 만들기 위해서 그것에만 골몰했었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거 같아 아까웠다. 실수해도 되던 시절이었다. 그런 시절에 더 실수를 하지 않았었다. 주위의 누구보다도 자신있었고, 누군가가 요구하는 프로그램을 뚝딱 만들어 내서 줄때 ..그가 감탄하며 기뻐할때 .. 나스스로도 얼마나 대견했던가. 개발이라는것이 얼마나 즐거웠던가 .자랑스러웠던가. 직업적 프로그래머는 그런 기쁨을 맛볼 기회가 좀체로 없다. 프로그램은 모두 버그를 가지고 있으므로, 자료를 날린다든지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해서 사용자를 곤란하게 만든다. 프로그램은 사용자가 그것을 사용하다보면, 자신에게 맞는기능을 더 빨리 쉽게 쓸수있게 바꾸었으면 하는것이 반드시 나온다 . 더 추가되었으면 ..이런기능이 더 있었으면 하는것이 반드시 나온다. 버그에 대한 비난, 다양한 요구의 압박 . 그런 요구는 사실 프로그램 뿐 아니라 모든 생산품에서 동일하다. 잦은 요구변경과 추가는 개발이라는 업무자체를 지그재그로 움직이게 한다. 시간에 쫓기고, 스스로도 자부심을 가질수 없는 엉망의 코드를 만들어 낼때 다음번에 다시쓸수 없으리라 여기면서도 할수밖에 없을때 겨우겨우 껍데기만 마감에 겨우 맞춘다는 느낌이 들때 태양같던 열정은 서서히 식어갔다. 더이상 사람들을 즐겁게 하지 못한다고 느낄때, 개발자로서의 보람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그리고 .. 밥을 먹기위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노예'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 구름에 비록 가려졌어도 태양은 여전히 그자리에 있는것처럼, 오랫동안 내가 온마음을 다해서 소중히 해 왔던것에 대한 열정은 내가 느끼지 못하더라도 여전히 거기에 있다는것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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